SPA(주식매매계약서)란 — 뜻과 쓰임
SPA를 처음 받으면 조항 순서대로 읽기보다, '얼마를·몇 주를·언제까지'를 먼저 뽑아 표로 정리하는 것이 빠릅니다. 스프링워터는 투자유치 지원 시 SPA 핵심 조건표를 먼저 만들고, 그 뒤에 법률 조항을 검토하는 순서를 권합니다.
SPA는 Share Purchase Agreement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주식매매계약서 또는 주식인수계약서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주식을 사고파는 거래'를 문서로 확정하는 계약입니다. 누가(매도인), 누구에게(매수인), 어떤 주식을, 몇 주를, 얼마에, 어떤 조건으로 넘기는지를 정합니다.
투자 라운드에서 투자자가 회사의 신주를 인수하는 경우에도, 기존 주주가 보유한 구주를 넘기는 경우에도 거래의 뼈대를 이루는 문서가 SPA입니다. 즉 SPA는 '거래의 종결(클로징)을 위한 계약'이고, 이 계약이 체결·이행되면 자금 납입과 주식 발행(또는 명의개서)으로 이어집니다.
실무에서는 주식매매계약서, 주식인수계약서, 투자계약서라는 이름이 섞여 쓰입니다. 중요한 것은 명칭이 아니라, 그 문서가 '어떤 거래를, 어떤 조건으로' 성립시키는지입니다. 조항을 읽을 때는 대금·주식 수·지분율·선행조건·진술보장·손해배상 조항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SPA와 SHA — 무엇이 다른가
협상 중 '이 조항이 SPA냐 SHA냐'가 애매하면, '거래를 끝내기 위한 조항인가(SPA), 투자 이후를 정하는 조항인가(SHA)'로 나눠 보면 정리가 됩니다. 스프링워터는 두 문서를 나란히 놓고 조항을 대응시키는 방식으로 검토를 돕습니다.
가장 많이 헷갈리는 지점이 SPA와 SHA의 구분입니다. 두 문서는 다루는 대상이 다릅니다. SPA는 '주식이라는 자산을 사고파는 거래'를 정하고, SHA는 '이 회사의 주주들이 앞으로 어떤 권리·의무를 갖고 어떻게 의사결정할지'를 정합니다.
즉 SPA는 일회성 거래를 종결시키는 문서이고, SHA는 투자 이후 지속되는 관계를 규율하는 문서입니다. 그래서 SPA에는 대금·주식 수·납입일·선행조건이 담기고, SHA에는 사전동의권·우선매수권·동반매도참여권(tag-along)·매도청구권(drag-along)·이사 지명권·정보권 같은 지배구조 관련 조항이 담깁니다.
과거에는 이 두 내용을 하나의 통합 계약서에 섞어 쓰는 관행이 있었지만, 2026년 개정 벤처투자 표준계약서는 SPA와 SHA를 분리하는 방식을 표준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무엇을 어느 문서에서 정하는가'를 먼저 구분해 두는 것이 실무의 기본이 되었습니다.
신주인수 vs 구주매매 — SPA가 달라지는 지점
신주·구주가 섞인 라운드는 '누구에게 얼마가 들어가는가'를 표로 만들어 두면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스프링워터는 라운드 구조를 신주/구주로 나눠 자금 흐름을 정리한 뒤 계약서와 대조하도록 안내합니다.
같은 SPA라도 '신주를 인수하는 거래'인지 '기존 주주의 구주를 사는 거래'인지에 따라 내용이 달라집니다. 신주인수는 회사가 새 주식을 발행하고 대금이 회사에 들어가는 거래입니다. 반면 구주매매는 기존 주주가 가진 주식을 매수인이 사는 거래로, 대금은 회사가 아니라 매도 주주에게 갑니다.
이 차이는 자금의 흐름과 지분 구조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신주인수는 회사 자금이 늘고 기존 주주 지분이 희석되며, 구주매매는 회사 자금은 그대로이고 지분이 주주 간에 이동합니다. 그래서 투자 라운드에서 신주와 구주를 함께 다루는 경우, 어느 부분이 신주이고 어느 부분이 구주인지 계약서에서 명확히 구분되어야 합니다.
또한 구주매매에는 매도 주주의 권리관계 확인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매도 주주가 그 주식을 처분할 권한이 있는지, SHA상 우선매수권·동반매도참여권 등 제약이 걸려 있지 않은지, 회사 정관상 양도 제한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거래가 안전합니다.
2026년 개정 벤처투자 표준계약서 — SPA·SHA 분리형
표준계약서는 그대로 서명하는 문서가 아니라 협상의 출발점입니다. 스프링워터는 개정 항목 중 우리 회사에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조항(사전동의권 범위·리픽싱·상환 조건)을 먼저 표시해 협상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돕습니다.
2026년 6월 30일,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는 '벤처투자 계약문화 발전 선포식'에서 개정 '벤처투자 표준계약서 및 해설서'를 발표했습니다. 2023년 이후 3년 만의 전면 개정입니다. 표준계약서는 강제 규범은 아니지만 실무에서 가장 널리 참고되는 기준점 역할을 합니다.
개정의 핵심은 계약 구조의 변경입니다. 기존에는 하나의 계약서에 SPA(주식인수 계약)와 SHA(주주 간 합의) 내용을 섞어 기재하는 통합형(계약 유형 약 32종)이었는데, 이를 투자계약서(SPA)와 주주간계약서(SHA)로 분리하고 계약 유형을 약 5종으로 단순화했습니다.
조항 측면에서는 창업자에게 과도하게 전가되던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의 개선이 이뤄졌습니다. 사전동의권은 투자자 전원 동의 방식에서 라운드별 2/3 집합적 동의 방식으로, 전환가격 조정(리픽싱)은 Full Ratchet(전면하향)에서 Broad-based 가중평균 방식으로, IPO 조항은 결과 의무·상환 부담에서 노력 의무로 바뀌었습니다. 연대책임 제한도 명확해졌습니다.
SPA 주요 조항 — 진술·보장, 확약, 선행조건, 클로징
진술·보장 조항은 '내가 장담할 수 없는 내용'이 섞여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스프링워터는 진술·보장 항목을 체크리스트로 만들어 실제 회사 상태와 하나씩 대조하고, 확인이 어려운 항목은 문구를 완화하는 협상을 권합니다.
SPA는 보통 당사자 표시, 거래 주식과 대금, 진술·보장, 확약, 선행조건, 클로징(종결), 손해배상, 일반 조항의 순서로 구성됩니다. 이 중 분쟁이 가장 많이 생기는 부분이 진술·보장과 손해배상입니다.
진술·보장(Representations & Warranties)은 매도인(또는 회사)이 '이런 사실이 참이다'라고 확인하는 조항입니다. 회사의 법적 지위, 재무 상태, 자산·부채, 소송·분쟁, 지식재산, 계약관계 등에 대해 사실과 다르면 책임을 지겠다는 구조입니다. 창업자가 회사의 상태를 과장해 진술하면 이후 손해배상 청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확약(Covenants)은 계약 체결 후 클로징까지, 또는 클로징 이후 지켜야 할 행동을 정합니다. 선행조건(Conditions Precedent)은 대금 납입·주식 이전 전에 충족되어야 하는 요건입니다. 클로징은 자금 납입과 주식 이전(또는 명의개서)이 실제로 이뤄지는 시점으로, 통상 클로징 조건이 모두 충족된 날에 이뤄집니다.
주식 양도와 명의개서 — 상법이 정한 요건
클로징 후에는 반드시 주주명부(또는 명의개서 기록)를 갱신하고, 자본금 변동이 있으면 등기 여부까지 확인해야 '주주 권리'가 완결됩니다. 스프링워터는 클로징 체크리스트에 명의개서·주주명부 갱신을 필수 항목으로 넣도록 안내합니다.
SPA로 주식을 사고팔기로 합의했다고 해서 곧바로 모든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상법은 주식 양도와 그 대항 요건을 별도로 정하고 있습니다.
상법 제335조(주식의 양도성)는 주식은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다고 하면서, 회사가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주식 양도에 관하여 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또 주권발행 전에 한 주식의 양도는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정관에 양도 제한 규정이 있다면 SPA 체결 전에 그 요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상법 제336조는 주식의 양도는 주권의 교부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제337조는 주식의 이전은 취득자의 성명과 주소를 주주명부에 기재하지 아니하면 회사에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즉 회사에 대해 '내가 주주다'라고 주장하려면 명의개서가 필요합니다. 명의개서대리인을 둔 경우에는 그 대리인이 주주명부 복본에 기재한 때에 명의개서가 있는 것으로 봅니다.
SPA 작성·검토 체크리스트
체크리스트는 '서명 전 마지막 관문'입니다. 스프링워터는 투자유치 클로징 지원 과정에서 SPA·SHA·정관을 함께 놓고 충돌 지점을 점검하는 루틴을 사용하며, 최종 서명 전에는 반드시 별도의 법률 검토를 권합니다.
SPA는 서명 전 검토가 전체 리스크를 좌우합니다. 계약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래 항목을 순서대로 확인하면 핵심을 놓치지 않습니다.
특히 신주인수·구주매매 여부, 대금·주식 수, 선행조건, 진술·보장 범위, 손해배상 한도, 클로징 조건을 반드시 확인하고, 정관·SHA와의 충돌 여부를 점검해야 합니다. 확실하지 않은 항목은 법률 전문가 검토를 받는 것이 안전하며, 세부 조건은 거래·연도별로 다르므로 개별 계약서와 표준계약서 해설서를 기준으로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