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이란 무엇이고, 왜 투자유치 전에 다시 봐야 하는가
스프링워터는 투자유치 준비 단계에서 정관을 '읽는 대상'이 아니라 '고칠 대상'으로 봅니다. 특히 처음 법인을 만들 때 정관 목적을 너무 좁게 잡은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신사업을 추가할 때마다 정관변경이 필요해집니다. 정관 목적은 실제 사업 + 인접 사업을 함께 적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관(定款)은 회사의 조직과 활동에 관한 근본 규칙을 적은 자치법규입니다. 주주·이사·회사 사이의 권리의무 관계가 정관을 기준으로 정해지므로, 분쟁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확인되는 문서가 정관입니다.
법인설립 실무에서는 표준정관 양식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 표준 양식이 '설립'을 전제로 만들어져 있어, '투자유치'를 전제로 한 조항은 대부분 빠져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전환우선주를 발행하려면 정관에 종류주식에 관한 근거가 있어야 하고,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주려면 정관에 주식매수선택권 조항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법인설립 직후가 아니라, 투자 라운드가 구체화되기 전에 정관을 한 차례 점검합니다. 투자 논의가 시작된 뒤에 정관을 고치면 주주총회 소집·결의·변경등기 일정이 라운드 일정과 겹쳐 지연이 생기기 쉽습니다.
정관의 필수 기재사항 — 상법이 요구하는 항목
실무 사고는 '발행할 주식의 총수'에서 자주 납니다. 시드→시리즈 A→시리즈 B로 가면서 신주를 발행하다 정관 상한에 걸리면, 투자 클로징 직전에 정관변경 주총을 한 번 더 열어야 합니다. 라운드 계획이 어느 정도 보인다면 상한을 넉넉히 잡고, 스톡옵션 풀까지 함께 계산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상법 제289조는 발기인이 정관을 작성하여 일정한 사항을 기재하고 각 발기인이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회사명, 회사가 하는 사업의 목적, 회사가 발행할 주식의 총수, 1주의 금액, 회사의 본점 소재지, 회사가 설립 시에 발행하는 주식의 총수, 자본금의 액, 발기인의 성명·주소 등이 필요적 기재사항입니다.
이 중 상법이 요구하는 사항을 빠뜨리면 정관 자체가 무효이거나 설립등기가 반려될 수 있으므로 '절대적 기재사항'이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정관에 정해야만 효력이 생기는 사항(이사·감사의 수와 임기, 회사의 존속기간, 배당 등)은 '상대적 기재사항'으로, 정관에 기재하지 않으면 상법의 기본 규정이 적용됩니다.
발행할 주식의 총수는 정관에 상한으로 기재되므로, 투자 라운드를 거치며 신주를 계속 발행하다 보면 이 상한에 부딪힐 수 있습니다. 상한을 넘겨 발행하려면 정관변경이 필요하므로, 성장 속도를 감안해 처음부터 여유 있게 잡아 두는 것이 실무적입니다.
투자유치 전 정관에 넣어야 하는 조항 — 종류주식·스톡옵션·제3자 배정
투자자 실사에서 가장 자주 걸리는 항목이 '정관상 근거 없는 발행'입니다. 정관에 종류주식 조항이 없는데 전환우선주 계약을 먼저 체결하면, 클로징 직전에 정관변경 주총을 급하게 열어야 합니다. 스프링워터는 텀시트 협상 단계에서 '정관에 무엇이 있고 무엇이 없는지'를 먼저 표로 정리합니다.
투자유치는 보통 전환우선주(CPS) 인수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전환우선주는 상법 제344조가 정한 '수종의 주식'에 해당하므로, 회사가 정관으로 내용과 수가 다른 수종의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근거를 두어야 합니다. 정관에 종류주식 조항이 없으면 전환우선주를 발행할 수 없습니다.
임직원 보상용 스톡옵션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법 제340조의2는 회사가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임직원에게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따라서 스톡옵션 부여를 계획한다면 정관에 주식매수선택권 조항(부여 대상·방법·한도)을 미리 두어야 합니다.
제3자 배정 신주발행의 근거도 정관과 연결됩니다. 상법 제418조 제2항은 정관에 정하는 바에 따라 주주 외의 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도록 하되, 신기술 도입·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 달성에 필요한 경우로 한정합니다. 투자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투자유치 자체가 이 조항과 맞물리므로, 정관에 제3자 배정 근거를 두고 이사회 결의서에 경영상 목적을 함께 기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정관 변경 절차 — 주주총회 특별결의와 변경등기
지분이 분산된 스타트업에서 정관변경이 막히는 가장 흔한 이유는 '특별결의 정족수'입니다.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참석해야 하므로 소수주주 연락이 안 되면 결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스프링워터는 정관변경이 예정되면 주주 연락·의결권 위임 계획을 일정표에 먼저 올립니다.
정관을 바꾸는 것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 사항입니다. 상법 제434조는 정관의 변경을 특별결의 사항으로 정하고, 특별결의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수로 성립한다고 규정합니다. 즉 과반수 찬성으로는 부족합니다.
절차는 ① 이사회의 주주총회 소집 결의 → ② 주주총회 소집통지(원칙적으로 회일 2주 전) → ③ 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 특별결의 → ④ 정관 기재 후 주총 의사록 작성·보관 → ⑤ 필요 시 변경등기 순으로 진행됩니다. 정관 자체의 변경은 등기사항이 아니지만, 정관 변경으로 목적·자본금·회사명 등 등기사항이 바뀌면 변경등기를 해야 합니다.
변경등기의 기한도 정해져 있습니다. 상법 제183조는 등기사항이 변경된 경우 본점 소재지에서 2주간 내에 변경등기를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등기를 놓치면 과태료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주총회 결의일과 등기 신청일을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표준정관 vs 투자 대응형 정관 — 언제 바꾸는가
스프링워터는 '정관 → 계약서 → 등기'를 한 흐름으로 관리합니다. 계약서에서 우선주 전환 조건을 정했는데 정관에 종류주식 근거가 없거나, 정관에는 있는데 계약서와 표현이 어긋나는 경우가 실사에서 문제가 됩니다. 두 문서를 나란히 놓고 조항 번호까지 대조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법인설립 시에는 표준정관으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설립 단계에서는 주주가 1인인 경우가 많고, 투자 조건이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세부 조항을 미리 확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드 라운드가 가시화되면 '투자 대응형' 정관으로 전환할 시점입니다. 종류주식 조항, 스톡옵션 조항, 제3자 배정 근거, 이사 수·이사회 구성, 우선주주 보호 관련 조항을 이 단계에서 정비합니다. 실제 세부 조건(전환비율·우선배당 등)은 투자계약서·주주간계약서에서 확정하더라도, 그 내용을 담을 '그릇'은 정관에 미리 준비해 두는 구조입니다.
주의할 점은 정관과 계약서의 역할 구분입니다. 정관은 회사와 주주 전체에 적용되는 규범이고, 투자계약서(SPA)·주주간계약서(SHA)는 특정 당사자 사이의 약정입니다. 정관에 없는 내용을 계약서로만 정해 두면 제3자에게 대항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계약서 조항과 정관 조항을 서로 맞춰 두어야 합니다.
정관 관련 실무 사고 유형과 체크리스트
정관 정비의 목표는 '예쁜 정관'이 아니라 '실사에서 막히지 않는 정관'입니다. 스프링워터는 투자유치 준비 체크리스트에 ① 정관 최신본 ② 정관변경 의사록 ③ 주주명부 ④ 캡테이블 ⑤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한 묶음으로 넣고, 각 문서의 날짜와 내용이 서로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첫째, 목적 기재가 너무 좁은 경우입니다. 정부지원사업 신청이나 신사업 진출 시 '정관상 목적에 없는 사업'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둘째, 발행할 주식 총수 상한을 낮게 잡아 라운드 중 정관변경이 필요한 경우입니다. 셋째, 종류주식·스톡옵션 조항 없이 투자·보상을 진행하려다 클로징이 지연되는 경우입니다.
넷째, 정관과 주주명부·등기 내용이 어긋나는 경우입니다. 정관변경 후 변경등기를 누락하거나, 주주명부 갱신을 미뤄 캡테이블과 실제 등기가 불일치하면 투자 실사에서 즉시 문제가 됩니다. 다섯째, 주주총회 의사록을 제대로 작성·보관하지 않아 과거 정관변경의 적법성을 소명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이 사고들은 대부분 '돈이 들어오기 직전'에 발견됩니다. 그래서 정관 점검은 비용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로 접근해야 합니다. 정관·주주명부·캡테이블·의사록을 한 세트로 관리하는 것이 실무의 기본입니다.